아니 사장님 이게 맞아요? 내가 만난 신기한 아파트 매물 Top.3

안녕하세요. 집을 사랑하는 블로거 지폴릭입니다!

 아파트는 주택이나 빌라, 원룸과는 다르게 어느 정도 정형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안에서 살고 계신 수많은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한 생활을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제가 지금까지 봐 온 아파트 매물 가운데
저와 부동산사장님을 가장 당황하게 만들었던 매물 Top 3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Top 1. 포장도 안 뜯은 김치냉장고

 '포장도 안 뜯은 김치냉장고'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이 들거나 오히려 좋다고도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제가 이 김치냉장고를 만난 곳은 지은 지 20년이 지난 45평형 아파트였습니다. 

집을 보러 갔을 때 입주 그대로 인 매물을 '기본'이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90년대 아파트 중에서 기본상태라고 말하는 매물을 만나면 대부분 알루미늄 새시이기 때문에
새시 교체 비용까지 염두에 두고 매수를 해야 하죠.

 

 공실인 이 집은 부동산 사장님이 내놓은 지 얼마 안 돼서 처음 들어와 본다고 하셨습니다.

함께 집을 보면서 살펴본 이곳은  '기본집'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없던 이곳에 대해 궁금해져서 사연을 물어보니
집주인은 여성분이셨는데 수도권사람이고 집을 사놓고 별장처럼 친구들이랑 놀 때 사용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집이 없는 사람도 많은 데 이렇게 있는 집도 비워 놓고 살고 있는 주인이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현재 이 평형의 월세는 130만 원인데요.
대략 월에 100만 원씩만 잡아도 2억 4천만 원에 해당하는 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괜히 제가 아쉽네요.

부동산 사장님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못했다며 아쉬워하셨습니다.

Top 2. 비염이 치료될 것 같은 베란다

 

아파트에 살지만 애완식물을 키우시고 계시는 분들이 많죠.

저도 미세먼지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고무나무도 길러 본 적이 있습니다.

저희 본가에도 아파트 베란다에 화분을 가져다 두시고 토마토나 고추를 심어서 수확해서 먹고 있기 때문에

베란다에 식물을 기른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매물을 볼 때 베란다는 제가 주의 깊게 보는 곳 중 하나인데요.

외부 코킹이 잘 되어있는지, 누수나 곰팡이는 없는지, 새시는 잘 열리고 닫히는지,
외부 소음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 보기 위해 꼭 체크를 해야 하죠.

 

그러던 중 만난 이곳은 그 어떤 것 하나 확인하지 못하고 나와야만 했습니다. 

울창한 나무로 시야조차 차단이 되어 이곳이 정말 아파트 베란다가 맞는 건인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집주인분께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아래 사진)

오랜만에 보니 아직도 잘 키우시고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어머님을 식집사로 인정합니다.

 

Top 3. 짜장면을 시키고 한 게임하고 가야 할 것 같은 거실

아파트 거실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소파와 TV, 에어컨 정도가 생각나실 것 같고,
TV 없는 집을 원하시거나 카페 같은 공간을 좋아하신 분들은 거실에 책장과 테이블로 공간을 구성합니다.

저는 거실을 확인할 때 공간을 채우고 있는 가구들의 경우는
이사 후에는 없어질 것이기에  채광과 창의 위치를 먼저 확인을 하고, 새시의 재질과 구성을 봅니다.
거실이 확장이 되어있거나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는지와 같은 부분도 챙겨야 하죠.

사실 크게 체크할 부분이 없는 곳이긴 합니다.

 

 그러던 중 만난 이곳은 거실로 향하는 복도에서부터 저쪽에 뭐가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물건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구대'였습니다.

사실 당구대 말고도 안마의자와 피아노, 운동기구 등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제 눈에는 당구대밖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같이 집을 보는 부동산 사장님도 역시 조금 놀라워하시면서 집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기보다
집주인분과 당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당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이 집을 잊을 수가 없네요

이렇게 그동안 만난 수많은 집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곳을 골라보았는데요.

집을 둘러보면서 같은 공간이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도 집에 대해 재미있는 모습이 생기면 공유해 보겠습니다.